장기백수 취업고민 안녕하세요, 내년이면 28살이 되는 장기백수 여자입니다.대학 졸업 후 공무원 준비를
아니요, 질문자님. 잘못 살아온 게 아닙니다. 정말 그렇지 않아요.
조금 멀리 돌아온 것 같아도, 그 길 위에서 질문자님이 겪은 시간들은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 준비를 3년이나 이어갔다는 건,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해온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시험을 포기하게 된 건 실패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길을 스스로 인식하고 방향을 바꾼 용기였습니다. 그 결정이 결코 약함에서 나온 게 아니에요. 오히려 그만큼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건강 문제는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인생의 변수지만, 그걸 이겨내셨잖아요. 치료를 마치고 다시 배우고자 학원에 나가 제과기능사 자격증까지 취득하신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몸이 회복된 뒤에도 마음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데, 질문자님은 그 시기를 견디고 새로운 기술을 배웠어요. 그건 분명 ‘다시 살아가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증거입니다.
제과제빵 업계에 대한 걱정도 충분히 이해돼요. 후기들을 보면 여성들이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말이 많지만, 그건 제과제빵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근무 환경의 문제입니다. 노동 강도가 세고 근무 시간이 불규칙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과제빵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질문자님에게 맞는 방향과 형태를 찾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 꼭 매장에서 새벽부터 일하지 않아도 되는 길이 있습니다. 디저트 카페나 공방에서 근무하며 일정한 시간을 유지할 수도 있고, 조금 더 익숙해지면 개인 베이킹 클래스를 열거나, 온라인으로 제과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도 가능해요. 또 자신이 만든 빵이나 디저트를 소규모로 판매하는 브랜드를 시작할 수도 있죠. 이 모든 길은 처음 제과제빵을 배우며 익힌 감각과 기술 위에서 충분히 열릴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이 길이 자신에게 확신이 안 선다면, 제과제빵을 완전히 내려놓지 말고 ‘활용’의 방향으로 생각해보세요. 예를 들어 카페 기획, 음식 콘텐츠 제작, 제품 개발, 브랜드 운영 같은 분야로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제과제빵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감각적인 창작의 영역이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불안감은 너무 당연한 거예요. 20대 후반이면 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고, ‘나만 뒤처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죠. 하지만 질문자님은 이미 여러 번 새로운 시작을 해왔고,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것만으로도 앞으로의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28살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진로를 다시 정하기에 전혀 늦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시기에 겪은 고민과 경험들이, 30대 이후의 방향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지금은 잠시 멈춰 있는 듯 보여도, 사실은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질문자님은 잘못 살아온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기 위해 계속 움직여온 사람이에요. 그리고 지금의 고민은 ‘끝’이 아니라 ‘전환점’이에요. 이 시기에 자신을 탓하기보다, “그래도 나는 여기까지 왔구나” 하고 스스로를 다독여 주세요. 그 인정 하나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거예요.
그러니 괜찮습니다, 질문자님. 아직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 위에도 의미가 가득하니까요.
혹시 제 답변이 도움이 되셨다면 채택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성껏 도와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