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가는 학생으로 성악을 지금 해도 될까요?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가는 학생으로 성악을 지금 해도 될까요? 노래에 소질이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가는 시점에 성악을 시작해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은, 사실상 “늦지 않았을까요?”라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악을 가르치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리면, 지금 시작해도 됩니다. 다만 아무 준비 없이 “노력만 하면 된다”는 접근으로는 1년이라는 시간을 통과하기 어렵고, 정확한 전략과 집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먼저 나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성악은 피아노나 바이올린처럼 어린 시절부터 기술을 완성해 가는 악기와 다릅니다. 몸이 악기인 예술이기 때문에, 오히려 고등학생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신체 구조와 정서가 안정되는 시점이 발성 훈련에 유리한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주변에서 “노래에 소질이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 학생이라면, 이미 음정 감각·음색·호흡 반응 중 일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다만 냉정하게 짚어야 할 현실도 있습니다. 성악은 ‘노래를 잘 부른다’와 ‘입시에 통과하는 소리’가 다릅니다. 입시는 감동보다 먼저 기본기, 안정성, 가능성을 봅니다. 따라서 1년 만에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레퍼토리를 많이 늘리려 하기보다 다음 세 가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첫째, 발성의 방향을 처음부터 정확히 잡아야 합니다. 목으로 밀어 올리는 소리, 흉성에 의존한 고음, 호흡이 끊기는 습관이 있다면 짧은 시간에 한계가 옵니다. 시작 단계에서 반드시 전문적인 귀를 가진 선생님과 함께, 소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몸의 반응으로 열리는 소리를 훈련해야 합니다.
둘째, 입시용 레퍼토리를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어려운 아리아나 고음 위주의 곡보다, 심사위원이 학생의 가능성을 명확히 볼 수 있는 이탈리아 가곡 1~2곡이 훨씬 중요합니다. 짧은 곡 안에서 발음, 호흡, 음악성을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합격 확률을 높입니다.
셋째, 생활 전체를 성악 중심으로 재정렬해야 합니다. 수면, 목 관리, 연습 시간의 질이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루 3시간을 무작정 노래하는 것보다, 1시간이라도 정확한 방향으로 훈련하는 것이 훨씬 빠릅니다. 성악은 체력 싸움이 아니라 집중력과 감각의 예술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인생을 걸어도 될지”를 묻는 질문은, 이미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성악은 쉬운 길이 아니지만,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과 소통하는 경험은 다른 어떤 전공에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가치입니다. 지금 시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평생 마음에 남는 ‘만약’이 될 가능성은 큽니다.
용기를 내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혼자 판단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으십시오. 소질이 있는지, 1년 안에 가능한 방향이 있는지, 어떤 학교와 전형이 현실적인지. 그 답을 함께 설계해 줄 수 있는 전문가를 만난다면, 지금의 선택은 무모함이 아니라 가장 이른 출발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