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07:09

소유욕인가요 사랑인가요 어렸을때부터 사회성도 괜찮았고 딱히 문제아도 아니었어요. 오히려 감정적인편에 속했고 주변과

어렸을때부터 사회성도 괜찮았고 딱히 문제아도 아니었어요. 오히려 감정적인편에 속했고 주변과 트러블도 없었는데 곤충들을 그렇게 죽였어요. 개미들을 여러마리 모아서 나뭇잎에 싸서 발로 한번에 밟는다든가 잠자리 날개를 찢는다든가요솔직히 여기까지는 그냥 어린아이가 뭣모르고 했던 행동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커서 유치원때 아주 친한 친구가 생겼을때 그 친구가 아프다고해도 오히려 더 세게 끌어안거나 뽀뽀를 매우 세게 하는등 지금 생각하면 조금은 이상한 행동들을 계속 했어요.사람과의 관계에 소유욕이 살짝 강한편인데 제가 마음에 드는 특정한 사람이 생기면 이성이든 동성이든 상대가 저말고 더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생기면 너무 불안하고 상대를 너무 죽여버리고 싶더라고요. 어떻게 죽일지 정말 디테일하게 상상하면 기분이 나아지고요. 하지만 이게 큰 문제가 될 만큼 큰 트러블은 없었고 자연스럽게 크면서 그러한 행동들이 잘못됐다는걸 인식하고 억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이를 더 먹었을때 다른 또래들처럼 남소도 받고 연애를 하는 과정에서 조금 문제를 느끼게 되었어요.처음 몇주는 괜찮은데 그 뒤부터는 관계에 너무 지루함을 느끼고 단순히 상대에 대한 권태가 아니라 뭔가 상대가 저에게 강압적으로 하거나 제가 강압적으로 뭔가를 밀어붙치지않으면 사랑한다는 기분이 안느껴져서 사랑을 한다는 기분이 안들어요. 연인뿐만 아니라 귀여운 존재나 좋아하는 존재가 생기면 동물이든 사람이든 미치도록 패는 상상을 머리로 해요.진짜 미친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패거나 제가 맞고싶어요. 근데 거기서 성적인 자극을 느끼는건 아닌것같고 그냥 그사람이 뭐랄까 나때문에 감정을 주체를 못해서 나한테만 특별하게 자신의 모든것을 보여주는 것 같고 정말 걔를 사랑해서 그 폭력을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그 과정에서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껴요.성인이 되어서도 이런게 안고쳐지니까 너무 스트레스받고 제 정신건강에도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할지 아니면 이런 예민한 분조장 기질을 잘 억제할수있게 취미라도 가져야할지 고민입니다.그리고 아빠가 좀 강압적이고 제가 어렸을때부터 본인 심기에 어긋나면 버럭버럭하고 분노를 주체 못하셨는데 저희뿐만 아니라 엄마한테도 그러는 모습을 보고 공포에 떨다가도 동시에 아빠를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고 챙겨줄 사람은 아빠밖에 없다는 생각에 사랑하는 마음이 뒤섞여서 가학심=사랑이라는 잘못된 가치관이 생겨버린건지 아니면 걍 개인의 이상성욕인지 궁금합니다.

작성해주신 글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혼란이 매우 깊어 보입니다. 본인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이미 변화를 위한 큰 첫걸음을 떼신 것입니다.

현재 겪고 계신 현상은 단순한 '소유욕'이나 '사랑'의 이분법적 문제라기보다,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심리적 기제와 애착 유형의 왜곡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상태로 보입니다.

1. 가학심과 사랑이 뒤섞인 원인 (심리학적 관점)

언급하신 '강압적인 아버지'와의 경험이 가장 결정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 1) 공포와 사랑의 결합: 어린 시절 아이에게 부모는 생존의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아버지가 폭력적일지라도 그에게서 사랑을 구해야만 했던 경험은, 뇌에서 '공포(고통)'와 '사랑'이라는 서로 다른 감정을 하나의 회로로 묶어버릴 수 있습니다. "나를 아프게 하지만 나를 챙겨줄 사람은 이 사람뿐이다"라는 믿음이 '고통 = 관심/사랑'이라는 왜곡된 가치관을 무의식에 각인시킨 것입니다.

  • 2) 통제권의 확보: 어린 시절 느꼈던 무력감과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성인이 되어 반대로 상대를 통제하거나(가학), 혹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관계를 유지함으로써(피학) 상황을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얻으려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2. 곤충 살해와 공격적 상상

어릴 적 곤충을 죽이거나 현재의 잔인한 상상은 내면에 쌓인 억눌린 분노와 불안의 표출일 수 있습니다. 상대가 나를 떠날지 모른다는 극심한 불안(유기 불안)이 상대를 파괴함으로써 영원히 소유하고 싶다는 극단적인 소유욕으로 변질된 것입니다. 죽이는 상상을 통해 안도감을 느끼는 것은 실제 행동이 아닌 '상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어기제이지만, 그 수위가 높다는 것은 내면의 에너지가 매우 불안정함을 뜻합니다.

3.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취미 생활로 억제하기보다는 전문적인 정신과 상담과 치료를 반드시 병행하시길 권장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1) 전문적 진단 필요: 현재 겪고 계신 상태는 애착 장애, 경계선 인격 성향, 혹은 가학적/피학적 성적 취향(BDSM과는 결이 다른 심리적 고통) 등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가 필요합니다.

  • 2) 억제의 한계: 단순히 '참는 것'은 에너지를 소모시킵니다. 근본적인 원인인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왜곡된 사랑의 정의'를 재정립하지 않으면, 연애나 인간관계에서 반복되는 지루함과 파괴적 충동을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 3) 안전한 분출구: 상담 치료는 본인의 잔인한 상상이나 충동을 비난받지 않고 안전하게 털어놓으며, 그것이 어디서 오는지 분석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4. 실천적인 조언

  1. 1)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 "어린 시절 가정 환경으로 인해 왜곡된 애착 형성과 가학적 충동이 고민이다"라고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보건복지부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서 주변 상담 센터나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2) 자기 비난 멈추기: 스스로를 '미친 사람'으로 규정하지 마세요. 당신은 잘못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잘못된 생존 방식을 학습한 것일 뿐이며, 이는 치료를 통해 교정 가능한 영역입니다.

  3. 3) 감정 일기 쓰기: 공격적인 상상이 들 때, 그 직전에 느꼈던 감정(불안, 소외감, 지루함 등)이 무엇인지 기록해 보세요. 행동이 아닌 '감정'에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고통을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상대를 파괴하지 않고도', 그리고 '자신이 아프지 않고도' 충분히 사랑받고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상단 광고의 [X] 버튼을 누르면 내용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