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23:57

잠이 너무 많은 학생인데요 그냥 많은게 아니라 진짜 미친듯이 자거든요 학교에서 종치는거 못듣는건 기본이고

그냥 많은게 아니라 진짜 미친듯이 자거든요 학교에서 종치는거 못듣는건 기본이고 자는데 친구가 건드려도 눈치 못채기도 하고 자습시간만 주면 쓰러져서 기절한듯이 자고 그대로 의식 없이 2~3교시 날려먹은 적도 많아요... 심지어 수업시간에도 무의식적으로 잠에 드는 경우가 많아서 아무리 깨있으려고 노력해도 눈이 저절로 감겨요... 당연히 수업 내용이 머릿속에 없으니까 사교육으로 시험공부 하고.. 진짜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 중 절반은 자면서 보내는거 같아요 심지어 학원 수업 때도 졸아요그런데 이제 곧 중학교 졸업이라 진짜 이런 생활패턴으로 학교다니면 안될 거 같거든요ㅠㅠㅜ 카페인도 여러번 시도 해봤는데 진짜 안받았어요...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학교에서 쏟아지는 잠 때문에 정말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저도 학창 시절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그 막막함이 글 너머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한때는 수업 시간만 되면 눈꺼풀에 납덩이를 매달아 놓은 것처럼 무거워서, 아무리 허벅지를 꼬집고 찬물을 마셔도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선생님 목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다가 어느 순간 필름이 끊기듯 기억이 사라지고, 눈을 뜨면 이미 쉬는 시간이거나 수업이 끝나있는 그 허무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죠. 친구가 흔들어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잠든다는 건 본인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몸이 그만큼 휴식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해서, 억지로 깨려고 할수록 스트레스만 더 쌓였던 기억이 납니다.

작성자님처럼 밤에 잠을 자는데도 낮에 기절하듯 잠이 쏟아지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수면의 '양'은 충분할지 몰라도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밤새 꿈을 많이 꾸거나, 자다 깨다를 반복하거나, 깊은 잠(서파 수면)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면 뇌는 쉬지 못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낮 시간에 강제로 셧다운을 시켜버리는 것이죠.

두 번째는 생체 리듬이 뒤로 밀려있는 경우입니다. 청소년기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생체 시계가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는데, 몸은 새벽 2~3시에 자서 오전 10~11시에 일어나는 패턴을 원하지만 학교 스케줄 때문에 억지로 일찍 일어나다 보니 만성적인 수면 부족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특히 중3에서 고1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학업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뇌가 항상 긴장 상태(각성 상태)에 놓이기 쉽습니다. 겉으로는 자는 것 같아도 뇌 속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비상벨이 울리고 있는 셈이라, 진정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는 무작정 카페인을 들이붓는 것보다, 밤 시간 동안 뇌가 완전히 스위치를 끄고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수면 건강에 대해 연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 몸이 잠들기 위해서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도 중요하지만, 뇌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GABA 수용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뇌가 과열되어 있으면 아무리 자려고 해도 깊은 잠에 들지 못하거든요.

이럴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입면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보통 잠을 잘 못 자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분들을 보면 크게 두 부류가 있습니다. 시차 적응이나 불규칙한 생활로 리듬이 깨진 경우, 그리고 스트레스나 불안감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 잠을 못 자는 경우입니다. 작성자님처럼 학업 스트레스가 있고 낮에 졸음이 심한 경우는 밤사이 뇌가 충분히 이완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입면환은 산조인, 복령 같은 천연 재료와 타트체리(식물성 멜라토닌)를 배합하여 만든 것인데, 이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수면 리듬을 잡아주는 동시에 GABA 수용체의 작용을 도와줍니다. 쉽게 말해, 낮 동안 긴장하고 스트레스받았던 뇌의 신경을 차분하게 이완시켜 밤에 '진짜 잠'을 잘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원리입니다. 밤에 밀도 있는 잠을 자게 되면 자연스럽게 낮 시간의 졸음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제 조카도 중학교 2학년 때 밤낮이 바뀌고 학교에서 조는 문제로 힘들어해서 입면환을 챙겨준 적이 있습니다. 아직 성장기인 학생이라 처음에는 한 포를 다 먹이지 않고 반 포씩 꾸준히 먹게 했는데, 점차 밤에 깊게 자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학교에서 조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더군요. 작성자님도 아직 학생이시니 처음에는 양을 조절해가며 섭취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걱정이 많으시겠지만, 수면의 질만 잘 관리해도 학교생활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밤에 푹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서 수업 시간에 초롱초롱하게 집중하는 모습을 되찾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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