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 진로는 대학보다는 학과가 중요한 직업입니다. 그래서 1학년 내신은 평균 4등급이었고, 2학년 올라오고 성적이 더 떨어져서 5등급에, 수행평가까지 반영하면 아마 5등급보다 더 떨어질 것 같습니다. 공부를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닙니다. 중학교때는 성적도 꽤 상위권이었고, 집중해서 제대로 공부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존심도 좀 있어서 웬만하면 최대한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좋겠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지부족+부모님 압박+가정환경 스트레스로, 성적을 올리려고 하다가도 금방 쉽게 포기하게 됩니다. 수학과 영어 성적이 특히 낮아서 올리려고 하는데, 중학교때부터 쭉 학원을 다닌 적이 없어서((학원이나 스카를 가고싶다고 해도 부모님은 “어차피 가도 공부안하면서 뭐하러 돈낭비하냐”라고 하시더라고요..용돈도 못받고 학교는 걸어가라며 교통카드마저 빼앗겨서 걸어서 도서관에 가는 것밖에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영어, 수학, 모의고사 등 공부 기초가 너무 부족해 지금부터 기초를 다지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에 계속 포기만 하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좋은 대학 가는게 아니면 등록금 지원도 절대 안해줄거니까 공부 안할거면 지금 당장 알바나 시작해서 빨리 독립할 궁리나 하라고 매일같이 말씀하십니다.1학년때는 내 적성에 맞든 안맞든 일단 중학교때 진로를 정했으니 거기에 맞춰 공부해서 대학을 나오고, 바로 취직만 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2학년부터는 너무 지쳐서 공부도, 학교도, 인간관계도, 대학도 다 싫어져서 계속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아닌데 대학 4년에 취업준비까지 또 고생을 왜 해야되나, 나는 뭣때문에 살고있나, 부모님 지원도 하나도 못받을텐데 차라리 알바로 돈이나 빨리 모으는게 낫지 않겠나’ 이런 생각으로 계속 자기연민, 회피, 자책만 반복하고 공부는 손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알바를 같이 하면서, 프리랜서처럼 자유롭고 사람 많이 안 보는 일, 또는 평소에 손이랑 얼굴이 예쁘다는 말을 꽤 듣고 패션, 메이크업, 사진에도 약간 관심이 있어서 손모델이나 인플루언서, 뷰티유튜버를 하고싶다는 생각도 자주합니다. 하지만 뭐든 쉽고 편한 직업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런 일로 돈을 벌어서 평생 먹고살기는 불안하고 힘들겠다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평소 주변에서 공부 외에 자기가 하고싶은 걸 하는 사람에게 게으르다, 돈도 못번다, 너보다 더 열심히 하고 더 잘난 경쟁자들이 한가득이니 너는 안될거다 이렇게 얘기하는 걸 너무 많이 봐서 저도 대학이나 공부 이외의 다른 것에 집중해서 돈을 벌기는 현실적으로 정말 어려울 것이고, 나처럼 무기력하고 쉽게 포기하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피곤해서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막 글을 썼는데 결론만 말하자면,하기싫고 지치더라도 일단 어떻게든 버텨서 대학을 나오고 20대 중후반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게 나을지,미래가 불안정하더라도 최대한 빨리 돈을 모아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고 뭐든 내가 해보고 싶은것에 눈치없이 자유롭게 도전해보는게 나을지. 이게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