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질문자님의 글을 보니 예전에 저의 모습이 떠올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저도 한때 그 소리에 집착했던 적이 있습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온갖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걸 잠재우려고 아이패드를 켜서 꼭 그 배경 사운드를 틀었죠. 다른 백색소음은 미묘하게 거슬려서 안되고, 반드시 그 소리여야만 마음이 놓이더군요. 유튜브를 뒤져서 비슷한 걸 찾아 헤매고, 혹시나 소리가 끊길까 봐 무한 반복 재생을 걸어두고... 아마 질문자님도 비슷한 마음이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 소리 하나에 의지해서라도 푹 자고 싶은 간절함 말이죠.
질문하신 내용에 대해 바로 답변드리겠습니다.
아쉽게도 애플에서는 공식적으로 해당 배경 사운드를 mp3 파일 등으로 제공하지 않습니다. 운영체제(OS) 내에 내장된 기능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질문자님처럼 이 소리를 찾는 분들이 많아서, 사용자들이 직접 녹음해서 올려둔 고음질 버전들이 있습니다. 현재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중 아이폰의 '백색소음'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은 것은 아래 링크의 사운드입니다. 한번 들어보시고 원하시는 소리가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유튜브에서 'iOS 배경 사운드 백색소음' 등으로 검색하시면 10시간 이상 재생되는 고음질 영상을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느 순간부터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습니다. '나는 왜 이 소리가 없으면 잠들지 못할까?' 하고 말이죠. 소리에 의존하는 날이 길어질수록, 반대로 그 소리가 없는 환경에서는 더 불안해지고 잠들기 힘들어졌습니다.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갔을 때가 특히 곤욕이었죠.
결국 제가 깨달은 것은, 문제는 '소리의 부재'가 아니라 '내 머릿속의 소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교대근무나 시차 문제처럼 몸의 수면 리듬 자체가 깨져버린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겪는 문제인데, 스트레스와 불안감 때문에 몸은 피곤한데 뇌는 계속 비상벨을 울리는 상태인 것이죠. 원시 시대에 맹수를 만났을 때처럼,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서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백색소음을 틀어놔도 뇌의 비상벨을 끄기엔 역부족일 때가 많습니다.
이 비상벨을 끄고 몸을 이완 상태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GABA 수용체'의 작용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즉 흐트러진 수면 리듬을 바로잡아주면서 동시에 스트레스로 인한 뇌의 각성 상태를 차분하게 가라앉혀주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잠들기 한 시간 전쯤에 '입면안정제'를 챙겨 먹고 있습니다. 산조인이나 복령 같은 천연 원료들이 GABA 수용체의 작용을 도와 머릿속을 시끄럽게 하던 비상벨을 잠재워주고, 타트체리 성분이 자연스럽게 수면 리듬을 잡아주더군요.
이제는 백색소음이 없어도 편안하게 잠자리에 듭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의 그 개운함은 정말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선물이구요.
질문자님께서 찾으시는 소리를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더 나아가 소리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어떤 상황에서든 편안하게 잠드실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