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건 아주 현명한 일입니다. 특성화고 학생으로서 이미 자신이 갈 수 있는 길을 구체적으로 보고 있다는 건 큰 강점입니다. 엄마의 말씀도 이해가 됩니다. 대학생활은 단순히 공부뿐 아니라 인간관계, 사회 경험, 사고 확장 같은 측면에서 분명 얻는 게 있습니다. 하지만 공사나 공기업을 목표로 한다면 현재의 특성화고 경로가 결코 뒤처지는 선택은 아닙니다.
오히려 고졸 공채는 경쟁률은 높지만 합격 후 실무 경험을 쌓고, 근속하면서 학위 취득까지 병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루트입니다. 요즘은 사이버대, 방송통신대, 학점은행제를 통해 일하면서 학위를 취득해도 대졸로 인정받고, 승진이나 이직에도 제약이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대학 진학 후 다시 공사 준비를 시작하면 최소 4년이 더 필요하고, 대학생활 동안 취업 준비 방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즉, 시간과 실무경험 측면에서는 조기 취업이 훨씬 유리합니다. 다만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기보다, 공사 쪽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필기시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지속 가능한 직무인지, 그리고 본인이 일과 공부를 병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해보세요. 만약 그 부분이 명확하고 자신 있다면, 고졸 공채 루트를 선택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반대로 사회경험이 너무 빠를까 걱정된다면, 전문대 진학 후 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삼는 절충안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대학이냐 취업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성향과 목표에 맞는 경로를 얼마나 일찍, 얼마나 꾸준히 밀고 나가느냐입니다. 지금처럼 스스로 방향을 고민하고 조사하는 태도라면 어떤 선택을 해도 충분히 잘 풀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