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마천루(초고층 빌딩)가 적다고 느껴지는 데에는 몇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서울에 마천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예: 롯데월드타워, 파크원 타워 등), 다른 세계적인 도시에 비해 그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작용합니다.
건축물 높이 제한 (고도 제한)
한강변 층수 제한 ('35층 룰' 폐지 전): 오랫동안 서울시는 아파트 등 주거 건물의 스카이라인 관리를 위해 일률적으로 35층 높이 이하로 제한하는 정책(일명 '35층 룰')을 적용했습니다. 이는 한강변 등의 스카이라인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2022년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폐지되어 유연한 높이 계획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어진 건물들에는 영향을 주었습니다.
경관 보호 구역: 남산, 북한산, 경복궁 등 주요 산이나 역사적 시설물 주변은 도시 경관 보호를 위해 고도지구로 지정되어 건축물 높이의 최고 한도가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군사시설 및 공항 관련 제한: 서울공항(성남) 및 김포공항 등 항공기 운항의 안전을 위한 비행 안전 구역 주변은 건축물의 높이가 제한됩니다. 특히 서울 남부 및 서부 일부 지역에 영향을 줍니다.
경제성 및 사업성
건축 비용 증가: 초고층 빌딩은 일반 건축물에 비해 까다로운 기술, 안전성 확보, 자재 및 인건비 등 공사 비용이 훨씬 많이 들며, 공사 기간도 길어집니다.
용적률 규제: 층수 제한은 폐지되어도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의 비율) 규제가 유지되면, 초고층으로 건물을 지어도 가구수나 면적을 충분히 늘리기 어려워 분양 수입 확대 등 사업성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마천루의 저주' 우려: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이 경기 침체의 전조라는 경제학적 속설도 있어, 무리한 초고층 개발을 피하려는 경향도 있습니다.
도시계획적 판단
과밀 방지 및 교통 혼잡 우려: 초고층 빌딩이 한 지역에 집중되면 교통 수요가 밀집되고 도시 기능의 과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도심 내 무분별한 초고층 개발을 제한하는 정책적 결정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