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지금 마음이 얼마나 힘드실지, 불안이 얼마나 크게 자리 잡고 있는지 느껴져요. 단순히 “조금 예민하다” 수준이 아니라, 일상생활이 무너질 정도라면 혼자서 버티기에는 너무 무거운 짐일 수 있습니다.
우선 짚고 넘어갈 게 있어요. 불안 그 자체는 누구나 경험합니다. 좋아하는 사람 연락이 안 되면 초조하고, 누가 비웃는 것 같으면 마음이 쓰이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 그런데 말씀하신 건 그 정도를 훨씬 넘어서는 불안이에요. ‘혹시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멈추지 않고, 일상생활을 방해할 만큼 크다면 이미 불안장애 또는 대인관계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불안 반응일 수 있습니다.
“정신병”이라는 단어는 너무 큰 낙인이라서, 스스로에게 그렇게 규정할 필요는 없어요. 다만 전문적으로는 불안장애(예: 대인불안, 사회불안장애, 일반화 불안장애) 혹은 외상경험 이후 생긴 과민한 불안 반응과 가까워 보여요. 피해망상처럼 들릴 정도로 불안이 증폭된다면, 더더욱 전문가와 상의하는 게 필요합니다.
지금 가장 권하고 싶은 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나 심리상담센터에서 진료·상담을 받아보는 것. 진단명이 중요한 게 아니라, 불안을 줄이고 일상으로 돌아올 방법을 찾는 게 핵심이에요.
혹시 당장 병원에 가기 어렵다면,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무료 상담 가능)나 24시간 상담전화(보건복지부 129, 정신건강상담 1577-0199)를 활용해보세요. 혼자서만 견디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불안이 몰려올 때 호흡 조절(배로 깊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기)을 하거나, ‘내 생각일 뿐 현실이 아닐 수 있다’라는 식으로 생각과 감정을 분리하는 연습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일반인도 불안을 느끼지만 지금 겪으시는 수준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와 있는 게 맞습니다. 트라우마에서 비롯됐을 가능성도 크고, 치료와 상담으로 충분히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니, 너무 겁내지 말고 전문가 도움을 받는 걸 우선으로 하시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