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데이터센터의 확장은 단순한 IT 인프라 문제를 넘어 국가적인 전력 수급 체계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력은 기존 산업 전력 소비를 압도할 정도로 커지고 있으며,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AI 산업 자체가 성장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원자력, 특히 소형 모듈 원자로(SMR)는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의 대형 원자로보다 설치와 운영이 유연하고, 안정성 측면에서도 개선된 기술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근처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분산형 발전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송전 손실을 줄이고, AI 인프라가 요구하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력 인프라 재설계의 또 다른 핵심은 스마트 그리드 도입입니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조율하여, 데이터센터와 같은 초고밀도 소비처에서 발생하는 피크 전력 문제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AI 기반의 수요 예측 시스템과 결합하면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화석연료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최적화된 전력망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 시대의 전력 인프라는 단순히 발전 용량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분산형 안정적 발전원(SMR), 지능형 관리 시스템(스마트 그리드), 재생에너지와의 통합 운영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재설계되어야 합니다. 이는 곧 AI 산업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성에도 직결되는 중요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