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몇 가지 정리해드릴께요.
애플이나 구글같은 "다국적" 대기업의 경우, 그 나라에서 공부한 사람만 뽑지 않습니다. 다만 회사가 위치한 지역의 "국내법"(미국법 등)에 근거해서 외국인을 채용하게 되고, 이 때 취업 비자 등의 이슈로 인해 국내 사람에 비해 허들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영어는 일찍 시작하면 확실히 좀더 유리한 건 맞습니다. 영어를 잘 사용한다면 취업에 유리한 것도 맞구요. 영어가 필수인 직업도 많은데요, 그렇다고 영어만 있으면 되는 건 아닙니다. 특히 외항사 승무원은 영어가 필요한 직업은 맞지만, 영어만 있으면 되는 것도 아니고, 경쟁률이 높은 것이지, 지원기준이 높은 것도 아니에요.
영어"만"을 위해서라도 유학을 가면 좀더 쉬운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외국인이랑 영어로 대화하는게 너무 좋아서" 유학을 간다면 어느 부모님도 말리실 거에요. 그건 여기서도 가능하고 화상으로도 가능하고 어디서도 가능하거든요.
영어는 언어의 하나일 뿐입니다. 한국에서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말 잘하는 학생이, 영어를 배우면 영어로 친구들과 잘 지내고 말 잘하면서 생활할 수 있어요. 현지에서는 그게 쉬운 것이지 여기서 안되는 건 아니지요.
미국이어야 할 이유도 없죠. 영어는 원래 미국말이 아니라 영국말이고, 미국외에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아일랜드 등에서도 사용하는 언어니까요. 심지어 외국인 취업과 관련해서 미국이 영어를 쓰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리하지도 않고 말이죠.
결국, 지금 "근거"로 들었던 내용은 유학의 본질과는 사뭇 거리가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이런 내용으로 PPT 를 만들었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가고 싶구나", "제대로 모르는구나", "그냥 미국이 좋은거군" 정도밖에 얻을 수 없을거에요.
유학은... 일찍 시작할수록 현지 기준으로 유리합니다. 학업적으로 적응하는 것이나 언어적으로 적응하는 것이나 모든 면에서요. 다만 일찍 시작할수록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나 감정같은 것이죠. "지지고볶고" 하면서 같이 지내는 가족과의 유대관계와, "이따금 보는" 친척간의 유대관계가, 감정의 거리가 다른 것과 같아요. 거의 100% 외로움을 느끼고, 알게모르게 인종차별도 있어요 (어디가나 있습니다). 그걸 이겨내는데는 일반적으로는 나이가 많은게 좋죠.
기술적으로 얘기해서 유학은 언제든 갈 수 있습니다. 위 문단에서 얘기했든 일찍 시작할수록 유리하다고 했으나 그렇다고 늦게 간다고 종합적으로 볼 때 불리하다고 말할 건 아니에요. 중3이면 "충분히 괜찮은"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아까 미국만이 아니라고 얘기했는데요, 영국의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을거에요. 미국본사를 기준으로 하면 뜬금없다 할 수는 있겠지만 유럽내에도 그런 회사들이 많이 있고, 무엇보다 공부하는 단계에서는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보다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이 힘들어서 유학을 가는게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국 입시제도가 모두를 위한 최선의 과정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전제에 동의할 수 있는 한국인이 있을까 싶습니다), 나한테 맞지 않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과정을 찾겠다고 말하는 사람을 "도피"라고 매도할 수는 없는 것이죠. 흔히들 입시를 "레이스"로 학생을 "경주마"에 비유하는데, 실제론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는 표현입니다. 전체 말 중에서 경주마가 되는 비율도 낮고 경주마로 성공하는 비율은 더 낮고 심지어 경주하다 죽기도 해요. 아무리 유명 경주마에 대한 대우가 좋다한들, 이건 결코 말들에게 자연스러운 것도 말들에게 이로운 것도 아닌거죠.
얘기가 길었는데요,
유학은 돈도 많이 들고, 현지에서도의 리스크도 제법 있는 주제입니다.
모든 것이 새로운. 결코 쉽지 않지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기도 해요.
따라서 학생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부분이 해결된 경우),
무엇보다 마음가짐입니다. 결코 쉽지 않을 것이고, 필연적으로 외로운 것이고, 전체적으로 모호하면서도, 절대적으로 스스로 이겨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부모님과 함께 저희 네이버 카페의 조기유학 관련글들 읽어보세요. (가입해서 정회원으로 등업해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고 그냥 옆동네 놀러가듯 결정할 일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에요. 대신 굳건하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것이니 자료들 체크해가면서 보시고, 최대한 빨리 부모님과 방문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